가을이 떠날 채비를 마친 것 같습니다.
오늘이 첫눈이 내린다는 소설이로군요.
눈이 내리면 가을을 떠나 보내기 싫어하는 우리같은 사람들이
억지로 붙여놓은 이름이 있지요. 만추(晩秋)라고...
아직은 그래도 아직은 산간지방을 제외하면 눈 소식은 없습니다.
첫눈이 기다려지면서도 가을이 떠나는 것을 아쉬워하는 이 이율배반.
첫눈의 기다림과 가을의 떠남을 아쉬워하는 그러한 감성이
아직은 남겨져 있다는 사실에 그저 감사하기만 합니다.
떠나는 가을와 아름다운 이별은 하는 시간들이 되면 좋겠습니다.
시어가 가슴을 아리게 합니다.
떨어지는 단풍들은 왠지 모를 슬품이구요.
오늘 지인이 자살했다는 소식에
그져 멍한 하루입니다.
오작교님 말씀처럼
떠나가는 가을과 아름다운 이별을해야하는데
꼭 이맘때쯤되면 이유 없는 우울함이 공존하네요.
하지만 오작교님 말씀처럼 그래야겠지요.
어젠 돌아가신 아버님의 유품들을 하나씩 정리를 했습니다.
가능한 한 많은 것들을 없앨려고 하는 저와
하나라도 더 남기고 싶어하는 어머니와 작은 실랑이도 있었지요.
수레에 싣고 가는 길옆 큰 은행나무에서 노란 은행잎들이
우수수 떨어지면서 수북하게 쌓이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왜 그리도 눈물이 나던지요.
이별 중에서도 이승과 저승으로 갈리는 이별만큼
암담하고 큰 슬픔이 또 있을라구요.
그래서 최백호는 가을에 떠나지 말라고 그렇게 노래를 했나봅니다.
이렇게 생각을 해보세요.
아직은 내 가슴에 이런 감정을 가질 수 있는 물기가 남아 있어 좋은 것이라고.
이해가 가고 말고요.
그 시림을 무엇에 비교 하겠습니까.
담달이면 만 20년이~~
흔적을 없애려 모두 없애버린~~
왼손잡이 골프가방하나 달랑남겼네요.
아들성화에~~
포지션 2루수왼손잡이 야구선수 이야깁니다.
깊어가는 가을속에서 정리하시는맘~~
담에만나면 꼬옥안아 주고픈맘 가득이우~
사랑합니다.효자 이시고 효부이신 그대부부를~
지금은 베어지고 없어진 지가 오래되었지만
예전에 집앞에 큰 은행나무가 있었습니다.
은행나무들이 노랗게 물이들은 후에 우수수 떨어질 때면
아버지는 그 나무 밑에 평상을 옮겨 놓은 채 앉아 있기를 좋아하셨지요.
"은행잎이 다 지면 그때 가을이 다 가는 거란다."
은행잎을 쓸면서 아버지가 제게 들려주셨던 말입니다.
제가 종종 써먹곤 한 글귀들이지요.
유품들을 정리하면서
적어도 물질면에서는 아버지는 행복하셨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기 면도기며 라이타며 일상의 잡다한 것들이 참으로 많이도 채곡채곡
쌓아 놓으셨었거든요.
아들, 딸 손주들이 사다 준 것이라서 낡은 것도 버리지 못한 채
보관을 하고 계셨던 것이지요.
반지랑 안경과 시계, 그리고 닳을 대로 닳은 낡은 지갑은
제가 가지고와서 반지는 끼고 다니고 다른 것들은
아내 몰래 보관을 하고 있습니다.
아버지의 주민등록증, 2017년까지 유효기간이 남은 운전면허증,
여권, 경로우대증...
몰래몰래 꺼내보면서 아버지를 느끼고 싶은 것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