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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이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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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집
목숨
/신동집
목숨은 때묻었다
절반은 흙이 된 빛깔
황폐한 얼굴엔 표정이 없다
나는 무한히 살고 싶더라
너랑 살아 보고 싶더라
살아서 죽음보다 그리운 것이 되고 싶더라
억만광년(億萬光年)의 현암(玄暗)을 거쳐
나의 목숨 안에 와 닿는
한 개의 별빛
우리는 아직도 포연(砲煙)의 추억속에서
없어진 이름들을 부르고 있다
따뜻이 체온에 젖어 든 이름들
살은 자는 죽은 자를 증언하라
죽은 자는 살은 자를 고발하라
목숨의 조건은 고독하다
바라보면 멀리도 왔다마는
나의 뒤 저편으로
어쩌면 신명나게 바람은 불고 있다
어느 하많은 시공(時空)이 지나
모양 없이 지워질 숨자리에
나의 백조(白鳥)는 살아서 돌아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