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여름

 

정석희

 

8월의 돌담 사이

웃음으로 반기는 봉숭아

연분홍 그리움으로

신접살림 피웠다

 

엊그제 성화이던 폭염은

솔바람 타고 숨었나

갓 구워낸 옥수수 내음

가을을 손짓한다

 

한 풀 고개 숙인 여름은

강아지풀 앞세우는데

처녀 가슴 덩달아 익어가는 날

사나이 마음은 들판을 앞서 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