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 옛 추억의 사진을 올리는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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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락에 '칼 퇴근'… "그래도 내 고장은 내가 지킨다" 2007년 봄 서울에서 일어난 폭력 사건 하나. 쌍문동 사는 L씨는 현역 병장 출신 동네 선배 Y씨가 계속 군대 얘길 하자, 홧김에 가위를 던져 Y씨 얼굴에 상처를 입혔다. 불구속 입건된 L씨는 경찰서에서 이렇게 말했다. "평소 방위 출신이라는 점에 열등감을 가지고 있었는데 Y씨가 자꾸 자신이 해병대 나왔다고 허풍 떨며 군대 얘기를 해 화가 났다." 방위병 또는 단기사병의 영어 속칭도 UDT(우리동네 특공대), KGB(코리아 지역방위), SS(쇼트타임 솔저) 등등 사뭇 다양했고 방위 관련 유머도 많았다. 전시 방위병의 임무는 금속제 도시락 통으로 적군 통신체계를 교란시키는 것이라는 게 대표적이다. 도시락을 지참하고 출퇴근하는 방위병이 많았다는 점에 착안한 유머인 셈. L씨 사건이나 방위병 유머에서 볼 수 있듯 우리의 방위병들은 '뭔가 모자란 사람들 아니냐'는 식의 시선 속에서도 묵묵히 국방의 임무에 충실했다. 방위병 제도의 시작은 1969년 4월로 거슬러 올라가고 1970년 12월 병역법 전면 개정과 함께 병역 의무의 일환으로서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인구 증가가 사실상의 원인이라는 게 정설이다. 출산 인구 증가에 따라 잉여 병역 자원이 발생하면서, 현역병으로 충원하고 남은 자원이 군사 및 향토방위 업무를 지원토록 한 제도였던 것. 그리고 1993년 병역법 개정안을 통해 방위병 제도 폐지가 국무회의에서 의결되고 1994년 말에 방위병 제도는 공식 폐지됐다.
방위병 제도 폐지 후 1995년부터 공익근무요원제도가 시행됐다. 방위병은 군인 신분이었지만 공익근무요원은 공익근무로 병역 의무를 대신하는 것이며 민간인 신분이다. 따라서 당연히 계급도 없고 범죄를 저지르면 군법이 아닌 일반 형법의 적용을 받는다. 다만 방위병과 마찬가지로 소집일로부터 4주간 군사훈련을 받기는 한다. 출처 : 조선일보 2008.07.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