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사람들 - 세상의 좋은 이야기들을 모은 곳
ㅡ내게도 그런 여름이ㅡ
어스름 동녘이 밝아오면
이슬 머금은 사루비아 이파리
오늘은 한 두 망울 쯤 더 터지려나
어제 따 먹은 꽃 술 참 달더라
붉은 해가 논 배미 물들이면
벌써 해바라기 고개를 드누나
바알간 고추 잠자리야
벼슬 꽃 꼭대기에 앉아 젖은 날개 말리렴
서둘러 뒤울 안에 달려가니
싱그럽게 매달린 토마토 방울이
손 바닥에 올리지도 못 하겠더라
새콤한 물을 주욱 빨아먹고 어구 시어라
매미 소리 요란해 질 즈음 되면
맨드라미 바싹 말린 잠자리 채 만들어서
물방개 웅덩이에 왕잠자리 잡으러 나서야지
미류나무 늘어선 길 따라 그림자 밟기 놀이하며
나래 하얀 숫놈 왕잠자리 꼬리에 실을 묶고
노오란 호박 꽃 수술 칠해 암놈으로 만들어서
날려 놓곤 노래를 부르지...짱아야,짱아야!
널 달려드는 다른 숫놈 잡는 그 재미에...
내게도 그런 여름이 있었지....
쓰르라미 울어대는 키 큰 미류나무
올려다 보다 하늘이 노래지면...
얼른 빨리 자라고 싶었는지도 몰라
유난히도 작은 키가 서러웠는지도 몰라
신작로 길 가로질러 논두렁 따라가다
실 개울에 풍덩 빠져서 까르륵 비명쳐대고
거머리 입 속에 들어갔다고 우겨대면
동생 죽는다고 엉엉 울던 이쁜 누이야
줄 달음쳐 시골 학교 운동장 펌프밑에
날 뉘어놓고 찬 물을 퍼 부어주던
거머리 빠져나가라고 훌쩍거리던
그 이쁜 누이야...
해 거름에 집에와서
호되게 더 혼이나고 나면....
눈물은 다 마르고 가쁜 숨만 넘어왔지
고무신 한 짝은 언제 없어졌을까....
어두워진 마당 평상에 앉아
어머니가 쪄 주신 감자 한 입 넣고나면
그제서야 깊은 숨 길게 뱉어내고
얼굴 서로 흘겨보며 히죽 웃던 내 누이야
내게도 그런 여름이 있었지....
2006.7.11. mo' better
동심으로 깊이 깊이
한폭 아름다운 그림 속으로
빠져 드는듯 합니다
모베터 님 감사~~
오늘도 화이팅 입니다.
초등 동창들 이랑
나눠 볼까 합니다 .... 너무 고와서....
모베터님 어제 잘 가셨나요
시원한 영상 과 글이 넘 좋네요
오늘도 좋은 하루가 되세여 다음에 또 한잔 합시~당 *^.^** 모베터님!
ps: 메일을 저한테 쪽지로 보내 주세요
우리가 찍은 사진이 60장이나 되길래 올릴수가 없어서 메일로 보낼께요
싸랑에 푹 젖더니만 글 한자락이 남았구랴!
행님몬 몬하는 것이 무엇이지얌?
노래 잘해, 기타 잘쳐, 흔들기도 잘해, 그리구 글도 잘써~
흐흐흐흐!
어제같은 그런 여름도 있었다네염~
님은 참 행복한 유년의 기억을 품고 사시는군요.
이 아침....
하늘 찌를 듯이 서 있던
포플러 잎새를 흔들고 지나가는 시원한 바람을 느낍니다.
감사해요 모.베.터.님....
어린 시절 추억이라면....
누구나 가슴 속에 있겠지요.
저보다는 그런 재미난 일 들이 더 많으시겠지요?
저는 서울에서 태어났지만..국민핵교 들어가기
전 까지만 시골에서 살았었답니다.
희한한것은......요즘와서 어릴적 기억들이 더 생생해진다네요.
헤~~영상은 제가 아직도 그런 수준은 아니고요.
달마님이 음악방에 올리신거 고냥 베꼈다요.
사실은 위 글 도 음악들으면서 갑자기 어린 시절이 떠 올라서
댓 글로 달았던 거랍니다.
달마님....!
자수 했슴당.ㅎㅎㅎ
제가 몬 하는건.......말 못혀~~
실은 못 하는게 아주 많지요.
늘.....그 못 하는것 때문에 오늘도
벌 서는 마음으로 나를 돌아다 보지요.
지루한 장마입니다.
쨍! 소리나는 해 가 언제 뜨려나....
학교 운동장에서 자전거 타시는 모습이...
참 여유로워 보이시네요.
왜 요즘와서 잊고 살 던 어린 시절이 떠 오르는지......
억척스런 이북 사람.....울 오마니가 훌륭한 농사꾼이 되셔서
그 너른 밭에 철 따라
감자 고구마를 지으시고
뒤 울 텃밭엔....
고추랑 가지랑 토마토가
주렁 주렁 매 달려 있던 시절...
친구랑 어울릴 줄 모르던....
서울내기 소년의
혼자 놀기 마당이었지요
아버지 목욕가방에
고추 잠자리 잔뜩 잡아 넣어
창문 꼭 닫은 방에다 전부 날려 놓고
깔깔 대며 혼자 놀던 외로운 아이
잠자리를 잡을 때도
토마토를 빨아 먹을 때도
늘 혼자였던 키 작은 아이는
학교에서 돌아 올 누이를 종일 기다렸지요.
그런 시절이 있었다는 것 조차
잊고 살았었나 봅니다.
누님.....장마가 꾸꿉합니다.
해가 뜨면 좋으련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