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의 바다, 그 바다의 여름 - 이채







중년의 바다, 그 바다의 여름에는

갈매기 날으는 그 하나의 이름이 있고

먼 섬으로 그리운 그 하나의 얼굴이 있고

파도를 넘는 그 하나의 몸짓으로 내가 있다

숲으로 둥둥 떠 있는 푸른섬이 되어

구름이나 새, 그 외 바람이나 닿음직한

바다 한 가운데 단단한 섬이 되어

우뚝 서 있는 지금의 나이를 중년이라 하던가


그 바다의 바람에는 기타소리가 들린다

한줄 한줄 뜯어내는 손가락사이로

잊었다 한 노래가 다시 바다가 되고

흘러간 음표들이 파도로 출렁이며

바위에 부딪히는 소리

철석이며 세월 두드리는 소리

한해가 밀려오고 또 밀려가는

수없는 반복의 시간들이 하얗게 지워지면서


오랜 바다에도 추억이라고 할 만한게 있지

시원한 밤바람에 별들이 내려오고

젊은 노래는 검은 바다의 춤추는 별빛으로 흘렀지

짙은 홍갈색 모닥불을 피우고

타박타박 장작불 타는 소리, 매케한 연기 속

아른거리며 피어오르는 그녀와

사랑이 아니더라도, 꼭 사랑이 아니더라도

적당히 젊음을 흥정하고 싶은 밤이었지


그만큼의 시간으로

그만큼의 낭만을 사 본 적이 있었을까

아, 아, 그렇다해도

이상만으로는 이룰 수 없는 꿈이더라

낭만만으로는 살 수 없는 세상이더라

그래서, 그래서, 지금까지 그래서

삶이라는 것과는

그날밤 그녀처럼 적당히 흥정해 버릴 수는 없었다







안녕하세요... 항상 행복하고 즐거운 주말 준비 하시고요... 초겨울 날씨에 감기 조심하시고 항상 몸 건강하세요...
그리고 아름다운 영상시화 (시글) 과 저희 홈 방문에 감사합니다... 2008년도 한해 마무리 잘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