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아침
신호균
먼동 트기 전 높은 정상 남김없이 오르네
하늘땅 맞닿은 눈 쌓인 들녁
막힌 길도 없오
끓긴 듯 연결된 능선
닫혀 있는 듯 소통하는 밤과 낮
유리알 같은 이슬
시리도록 풀잎에 맺혀
나무 잡목 약초 내음 물소리
삶의 빛갈 선택의 순간
짧은 밤 하얀 눈 쌓인 끝없이 터진 길
아이들 또래와 만나 백설에 묻힌 동화 나라
온 몸을 녹여 솟구치는 금빛
끓는 용광로 맞는 아침
생명을 꽃피우는 실바람 속
훨훨 날고 싶은 봄으로
나무 밑 바위틈 맥 흐르는 물소리
보다 깊고 보다 넓은 곳으로
싹 틔우고 살아갈
강물 들녁의 아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