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현 

겨울은 온다.



/시현



부르지 않아도

기다리지 않아도

겨울은 온다.

밀리는 강물에

구름조각도 흘러가거늘

허전한 팔 벌려

보내지 못할 이 아침

어디 있겠느냐?

그리움이 병인듯

조바심하고 사는 세월

부끄러운 쉰 나이에

서럽고 아쉬운 아침이

맷돌에 갈리고 있을 뿐이지.

채웠던 걸 비워내면

기다리지 않아도

겨울은 온다.

텅 빈 겨울에

슬픔이 차거운 것은

몽글게 갈리는 세상을

조용히 씻어낸다는 것이지.

고집스럽게 여과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