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화

향수 

 

 

/임화


고향은

이제 먼 반도에

뿌리치듯

버리고 나와,


기억마저

희미하고,

옛날은

생각할수록

쓰라리다만,


아아! 지금은 오월

한창때다.


종달새들이

팔매친 돌처럼

곧장

달아 올라가고,

이슬 방울들이

조으는,


초록빛 밀밭 위,

어루만지듯

미풍이 불면,

햇발들은

花粉처럼 흩어져.


두 손은 벌려,

호랑나비를 쫓던

또랑가의 꿈이,

아직도

어항 속에

붕어처럼

맑다만.


지금은 오월

한창때


소낙비가 지나간

도회의 포두 위

한줌 물 속에,


아아! 나는

오월의

푸른 하늘을 보며,

허위대듯

잊기 어려운

나비를 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