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생각

정석희

동쪽에 눈을 두고 고향을 그려 보네
서쪽에 귀를 두고 형제들 불러 보네

재넘어 지척에 남겨 둔 그리운 기억들
가을 아침 풀잎에 이슬 되어 앉앚네

들판을 가로 지른 고속도로 옆
가을걷이 재촉하는 벼 이삭이 기다림에 지쳤나
고개 넘어 산들산들 갈바람에 단단이 토라졌나

기척도 없다네
밭뚝에 호박도 퉁퉁 부운 볼멘소리
깊어가는 가을날 울부짓는 귀뚜리 소리에 묻어보는 날

오늘따라
고향 생각 가슴에 눈물 되어 흐릅니다
찬 서리 동트는 햇살에 이슬 되어 흐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