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풍경 ㅣ 이 병 률
의사 선생님 자주 발뒤꿈치를 들고 내 맨몸을 봅니다
혁명을 하기에 좋은 몸인가요
걸식의 허둥지둥하는 몸인가요
그 할 일 없는 몸뚱이도
마땅히 할 일을 하지 않은 몸뚱이도 다 저녁때엔 뻐근하니
시간을 썼기 때문이지요
풍경을 먹어치워서지요
씹을수록 찬 맛이 나는 풍경은
정신을 붓게 합니다
괜히 몸을 부려 이 풍경을 보자고
여기까지 온 것을 후회하는데
문득 늑골이 아픕니다
의사 선생님
이래서 좋은 풍경 앞에서는 둔중한 것이 나은지요
그러니 포식한 자가 운다는 것은
그 얼마나 몸을 달래려는 것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