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모스가 산들산들

빨아간 입술을 하고

가냘픈 허리에 긴 목으로

바람의 군무에

휘파람을 날리며

수줍음 잘 타는 고향 처녀처럼

첫사랑 여인 같아 좋다

 

무도회의 풍경처럼

속삭이는 부드러운 눈길로

가을 하늘에 향기를 품고

긴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내 마음을 흔들어 대고

 

연못의 맑은 물 위에 비치는

그대의 아름다운 환영

길 가던 나그네 멈추고 서서

선녀에 매혹되어

천국의 가을 속에 머문다

 

 

김효태 시집에서 퍼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