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일화

숨었던 마음 빛깔
그리움으로 아우성치는 가을이다

 

여름에게 풀려 나
가을에게 마음 붙들린 후
더 행복해진 나무들

 

언제부턴가
바람의 수화를 알아듣는지
몸짓으로 대답주기 시작한 나뭇잎은
가을을 타는 감정이 섞인 것 같다

 

새나가는 시간의 걸음
유난히 빠른 것 같은 가을날엔
들꽃들의 혹독해진 향기처럼
그리움에 찔린
질펀한 내 맘 냄새 느끼게 해 주고 싶다

 

올 가을엔
마음 내게로 몰아주었던
그대 그리움의 무게에 깔려
가슴앓이 더 깊을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