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꿈을 꾸는 인형 / 안 성란
뽀얀 안갯속
그리움을 타고
라일락 꽃향기에 취해서
커다란 창문을 배개로 삼아
스르르 잠이 들었어요.
뭉실뭉실 구름을 타고
하얀 꽃향기로 두 눈을 가리고
보랏빛 꽃향기로
두근거리는 마음을 만들어 놓은
맑고 투명한 하루는
기다림의 손가락이 되었어요.
꽃잎에 매달린
그리움 한 조각 입술을 적시면
달콤한 사랑은 가슴에 파고 들고
꽃술에 대롱 이는
이슬 한 방울 손끝으로 건드리면
상큼한 바람은
흔들리는 요람이 되어
당신 품에서 고요히 잠드는
예쁜 꿈을 꾸는 인형이 되어 버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