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샘터 - 팍팍한 삶, 잠시 쉬어 가는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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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에 모든 것을 볼 수 없다. 한 번에 모든 것을 들을 수 없다.
그러므로 성급하게 판단하지 말고, 성급하게 절망하지 말 것.
참 오랫동안 여의도의 풍경이며 꽃 핀 봄날을 보아왔는데 올해는 전에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인다.
환호성처럼 한꺼번에 피는 봄꽃들, 잎이 피기 전에 꽃부터 피고 지는 봄나무들의 삶과 참 닮았다.
그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당신'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면 나머지 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카메라의 초점을 맞추듯 당신에게 초점을 맞추면 '그들'은 웅성거리는 배경일 뿐이다.
그러므로 모든 소리를 들을 수는 없다.
사랑에 빠진 사람처럼 모든 소리를 듣지 않아도 괜찮다.
한 번에 모든 것을 볼 수는 없다.
한 번에 모든 것을 들을 수는 없다.
살아보기 전에는,
그 나이에 이르기 전에는,
그런 현실에 이르기 전에는,
그런 입장이 되어보기 전에는 알 수 없는 것들이 많다.
그러므로 성급하게 판단하지 말 것, 성급하게 절망하지 말 것.
글 : 삶이 내게 무엇을 묻더라도(김미라, 쌤앤파커스) 中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