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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이름 | 최지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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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 아래서 / 최지은
벚꽃이 피었습니다.
가벼운 바람에 둥근 고리 이루며 꽃잎이 자꾸 떨어집니다.
하늘과 벚꽃나무 사이에서는
소녀의 꿈이 펼쳐지고
두 심장을 함께한 연인들의 온갖 사랑의 곡이 흐르고
새들은 그 사랑의 리듬에 날개를 펴고 가볍게 날아다니며 즐거워합니다.
밤새 눈물로 불렀던 내 슬픈 노래도 빈 도화지 되어 구름 속에 숨어 버렸습니다.
바람의 속삭임으로 벚꽃 잎이 땅에 떨어지면
추위를 이기고 돌아오는 기쁨과
손끝에 닿지 않는 아름다운 비밀이 미묘한 신비감을 안겨 줍니다.
소리 없이 입김 날리며 고요히 떨어지는 목소리를 들어보세요.
허공을 가르며 반짝이는 흔들림으로 다가오는 꽃잎의 변화를 보세요.
지난 그 어느 때보다 미소로 흘러내립니다.
오늘처럼 그리운 음성이 듣고 싶은 날에는
잠에서 깨어나 듯,
어쩌면 듬성듬성 길어나는 그리움으로
미풍에 곱게 떨림 받던 벚꽃의 의미를 이해하고 싶습니다.
짐 지고 수고로움 에서도 살아가는 날이 아름다움이라는 것을 깨달으며
어딘가에 있을 젊음을 함께 하며 마주 서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