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 꽃피운 우물 옆 석류나무
두툼한 꽃 입술은
그리워 보고 싶고
애무하고 싶은 그대가슴
선비의 마음을 동요 시키네
눈을 감으면 떠올라
열병이 나고
밤마다 뜬눈으로 지새고
애달픈 사연만
바람에 날리며
벙어리 냉가슴 앓고 있는가?
붉은 누비같이 반짝이며
복조리 속에 알알이 품고 있는
그 자태는
천하가 부럽지 않는
벌이 날고 꿀이 흐르는 꽃샘속에
뜨거운 사랑의 갈증을 풀고
제 몸이 불타 다 재가 되어도
첫사랑이 그리워 상사병이 나도
수줍어 말 못하는 바보처럼
애잔한 여인의분홍 눈물은
선비의 사랑 앞에
옷고름을 스스로 풀 것처럼
향기 가득찬 꿀샘이 고여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