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우(梨花雨)

권영임

깊은 동면(冬眠) 에 든 강
머잖아 초록 물길 열리고
빈 배엔 또 다른 소망과
소통 무량하겠지

삶이란 그런 것
흐르면 흐르는 대로
젖으면 젖는 대로
나룻배에 실린 짐처럼
내릴 곳을 향해가는 긴 여정

울음소리마저 숨긴 채
무심한 나루터 빈 배 위로
눈발은 배꽃처럼 흩날리고
꿈결 같은 세월
적막한 배를 밀어
그리움 띄워 놓고
이화우(梨花雨)흩날리듯
눈물 강 건너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