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집

                                            김기상

         

        초라한 모습에도

        아랫목 정은 늘 따뜻했습니다

        묻어준 밥그릇엔

        당신의 심장의 온기가

        늘 뭉클하게 만져졌지요

         

        흙속 뒹굴던 고사리들

        생(生)의 한기(寒氣)를 녹이려

        모두 제 갈 길로 갔지만

        농심만을 움켜쥔 당신은

        터진 양말 깁던 초심을 굽히지 않았습니다

         

        속 터진 굴둑은

        날마다 한숨만 푹푹 게워내고

        땔감이 없어도

        불평하지 않던 아궁이는

        가난을 내색하지 않던

        어머님의 회한(懷恨)이였습니다

         

        친구여!! 아찔했던 콩사리 차마 잊었는가

        어린꿈 벗어 두고 온 고향이

        이토록 그리운 것은

        어잿밤 세워둔 자동차 키를

        냉장고 속에 넣어둔 내 기억 때문일까?

         

        늘 묵상하시던

        어머님 모습 그리워

        보름달 거울 속을 한없이 들여다 봅니다

         

         

                                      공무원 연금지 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