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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수 323
시인이름 | 정철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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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버지의 등 ♤ ♡ 정철훈 만취한 아버지가 자정 너머 휘적휘적 들어서던 소리 마루바닥에 쿵, 하고 고목 쓰러지던 소리 숨을 죽이다 한참만에 나가보았다 거기 세상을 등지듯 모로 눕힌 아버지의 검은 등짝 아버지는 왜 모든 꿈을 꺼버렸을까 사람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검은 등짝은 말이 없고 삽십 년이나 지난 어느 날 아버지처럼 휘적휘적 귀가한 나 또한 다 큰 자식들에게 내 서러운 등짝을 들키고 말았다 슬며시 홑청이불을 덮어주고 가는 딸년 땜에 일부러 코를 고는데 바로 그 손길로 내가 아버지를 묻고 나 또한 그렇게 묻힐 것이니 아버지가 내게 물려준 서러운 등짝 사람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검은 등짝은 말이 없다
2009.11.21 11:21:18 (*.27.111.66)
데보라님의 글을 읽으며 기억도
가물 가물 해서 어느해 인가는
몰라도 5년전 돌아가신 아버님과
유성 온천에 갔던 생각이 떠올라
몇자 적어 보렵니다.
아마도 15년 전후인듯 한데 유성
온천에서 같이 목욕을 하며 욕실
바닥에 뉘이시고 몸을 닦아 드렸더니
욕객들의 시선이 마구 쏟아지고
한 노파는 누구냐고 물으시며 빙긋이
웃으시더군요.
하신 말씀은 쑥스러워서 생략 합니다.
노인이 노인의 때를 밀어 드리니까
마음이 흡족 했던가 봐요.
96세에 돌아가신 아버님의 앙상한
전신을 보고 닦아 드린게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줄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