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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이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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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진
밤이 옵니다
당신은 밤을 비오듯 내린다고 했습니다
비오듯 내리는 밤에 앉아
당신은 꽃 피는 것을 또
꽃이 앉는다고 말했습니다.
꽃이 앉듯 어느 날 문득 당신은
내 마음에 앉았습니다.
비가 오듯 어느 날 문득 당신은
내 마음을 적셨습니다.
산으로 나 있는 쪽문을 열고
당신이 떠나던 날
온 산의 향기가 마음 찔러 나는
두 번 다시 당신 생각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당신이 내 생각하는 것은 자유지만
당신을 생각하는 한 나는 자유롭지 못합니다
마음속에 나는 당신이란
감옥 하나 만들어 두고 있나 봅니다.
어떠한 이유로도 빠져나가지 못하는 감옥,
집착이라 하더라도
인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당신이 눈에 밟혀 길을 가지 못합니다.
설령 그것이 당신 아니라 하더라도 내겐
당신입니다.
제 몸에서 낸 녹으로 스스로 망가지는 쇠불이처럼
미친 듯 나는 나를 태우고 싶었던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