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환군

  바람에 흔들리는 것이

  어디 갈대 뿐이랴

 

  그대 없는 고립의 나라에 서면

  나는 촛불 한 가닥 미풍에도

  사정없이 온 몸이 흔들리는 것을

 

  어떤 날은 하루 종일 음악을 들었다

  어떤 날은 하루 종일 거리를 쏘다녔다

  어떤 날은 하루 종일 술을 마셨다

  어떤 날은 하루 종일 그대와의 일만 생각했다

 

  때로는 그대 잊으려고

  때로는 그대 잊지 않으려고

  나는 홀로 싸우고 있었다

 

  마음대로 해서는 안 되는 세상이지만

  마음대로 할 수도 없는 세상이지만

 

  그 중에 단 하나

  그대 내 가슴에 못질 해 두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그대 살아 있기에

  나 또한 살아 그대 사랑하기에

  오늘도 흔들리는 것을

  그대 향한 마음 촛불처럼

  바람에 흔들리는 것을

 

  바람에 흔들리는 것이 어디

  어디 저 강 언저리 갈대 뿐이랴

 

                                                    - 임환군 시인의 시, "하루종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