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덕수 

꽃과 언어


/문덕수(文德守)



언어는

꽃잎에 닿자 한 마리 나비가

된다.


언어는

소리와 뜻이 찢긴 깃발처럼

펄럭이다가

쓰러진다.


꽃의 둘레에서

밀물처럼 밀려오는 언어가

불꽃처럼 타다간

꺼져도,


어떤 언어는

꽃잎을 스치자 한 마리 꿀벌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