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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이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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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영
이젠 왜 기다림이 목이 긴지 알겠다
기다림은 평생을
가슴에 꺼질 듯 시린 촛불을 켜고
초람함이 성긴 가슴으로
깊은 수면을 맴돌고
서러운 길을 간다는 것을
사랑은 목이 짧아
짧은 목으로 사랑하기에
벚꽃처럼 만개하고 빨리 낙화하여
너울너울 흘러간다는 것을
아픈 일이다
고독한 일이고
외로움 주야 불망 한 일이다
그러기에 못 마시는 술을 마시고
취하니 기분은 그럴듯한데
눈에서는 그저 눈물이 흐른다
자꾸만 눈물이 흐른다
결코, 잘난 사랑이 아니었음에도
나는 내가 알지 못하는 동안에
가지려고 욕심 한 굴절된
너무나 많은 것들을 사랑했음이로다
사랑의 시간은 짧고
기다림의 시간은 끝이 없이
죽는 날까지 가야하는 고행이라서
사랑은 목이 짧고
기다림은 아주 목이 길다
- 고은영 시인의 시, "짧은 사랑과 긴 기다림"
2008.06.16 15:31:47 (*.252.203.34)
어린 왕자를 기다리는 여우의 기다림
밀밭이 춤추고
귀가 커지고
목이 길어지고
촉수가 자라나
모든 발자국 소리를 감별하고
불어오는 바람 속에서 사랑하는 사람의 체온을 감지하는
그리움이 천천히 발효되는 기다림은
체온과 소리와 색깔을 지닌 생물 같아
하지만 기다림이 너무 오래되면
시간의 하중에 와해되기도
슬픔 혹은 고독의 끝에서 기다림은 '무' 로서 충족되기도
세상의 모든 기다림이
어린왕자를 기다리는 여우의 기다림이었으면 좋겠어요..
그 기다림이 너무나 행복해서..
어린왕자의 머리칼을 닮은 밀밭도, 밀밭 사이를 지나가는 바람소리도..
사랑하게 된 여우..
저는
기다림은 사랑한다는 가장 명백한 증명이 아닐까? ..
기다림은 사랑이기 위한 충분조건 ..
밀밭이 춤추고
귀가 커지고
목이 길어지고
촉수가 자라나
모든 발자국 소리를 감별하고
불어오는 바람 속에서 사랑하는 사람의 체온을 감지하는
그리움이 천천히 발효되는 기다림은
체온과 소리와 색깔을 지닌 생물 같아
하지만 기다림이 너무 오래되면
시간의 하중에 와해되기도
슬픔 혹은 고독의 끝에서 기다림은 '무' 로서 충족되기도
세상의 모든 기다림이
어린왕자를 기다리는 여우의 기다림이었으면 좋겠어요..
그 기다림이 너무나 행복해서..
어린왕자의 머리칼을 닮은 밀밭도, 밀밭 사이를 지나가는 바람소리도..
사랑하게 된 여우..
저는
기다림은 사랑한다는 가장 명백한 증명이 아닐까? ..
기다림은 사랑이기 위한 충분조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