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숙 

빨래


/김혜숙



빨래로 널려야지 .

부끄럼 한 점 없는

나는 빨래로 널려야지


피 얼룩

기름때

숨어살던 눈물

또 서툰 사랑도

이젠 다 떨어버려야지

다시 살아나야지


밝은 햇볕아래

종횡무진 바람 속에

젖은 몸 다 말리고

하얀 나래 퍼득여야지

한 점 부끄러움 없는

하얀 나래 퍼득여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