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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이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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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선 현
가을이면
/김 선 현
가을이면
나는 어쩐지 음악 공부만 하고 싶다.
들길로 나가서
그림 그리던 것도 함께 책은 덮어두고
고함을 질러 노래만 부르고 싶다.
가을이면
나는 어쩐지 편지가 자꾸 쓰고 싶어
오빠며 언니랑, 아무데도 안 갔는데
코스모스 옆에 앉아서 침을 자꾸 발라
노우트에다가 오빠에게 편지를 쓴다.
오빠의 소식을 몰라서 나는 외롭다고….
밤에 여치가 날아오면
그렇게 부드럽고 순한
푸른 풀잎 같은 것이
밤바람에 불려 오면
초롱불 밑에서 시를 짓던 나는
어느 새 잠이 들고 있다.
가을이면
우리집 뜨락에
차차 붉은 고추가 가득 차고
수수는 익은 것을 골라
집 뒤 우물이 말라서 가져와 버린
바가지에 담아
볕밭에 내어 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