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없는 詩 - 태그없이 시만 올리는 공간입니다.
글 수 24
시인이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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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현숙
겨울비는 가슴을 뚫고
자꾸만 밀려들어옵니다
아픈 가슴을 꼭, 꼭 여미며 숨기려 해도
가슴 깊이 비집고 들어와 실핏줄을 채우고 있습니다
눕혀진 영혼 위에서
고요한 물의 연주가 잔잔히 흐르고
기다림의 벤치를 하염없이 적시고 있습니다
심연의 골짜기로 내려앉는
별싸라기 같은 그리움 가슴살에 찍히고
자욱한 눈물인지 빗물인지
밤새도록 처절하게
영혼을 파먹는 험로가 된다 하여도
멈출 수 없는 여정이 될 듯 싶습니다
쿨럭이는 끈질긴 애달픔은
영혼의 벽을 넘어 울부짖고
벗어버리지 못한 육신을
싸늘한 어느 골목길에 내동댕이쳐 버린 채
당신이 계신 하늘아래서라도
잠들고 싶었던 가 봅니다
어쩌면 오늘만큼은 내가, 내가 아닌
잔물방울이라도 되고 싶었던 것인지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