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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이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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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석주
어떤 일이 있어도
첫사랑을 잃지 않으리라
지금보다 더 많은
별자리의 이름을 외우리라
성경책을 끝까지 읽어보리라
가보지 않은 길을 골라
그 길의 끝까지 가보리라
시골의 작은 성당으로 이어지는 길과
폐가와 잡초가 한데 엉겨 있는
아무도 가지 않은 길로 걸어가리라
깨끗한 여름 아침 햇빛 속에
벌거벗고 서 있어 보리라
지금보다
더 자주 미소짓고
사랑하는 이에겐
더 자주
"정말 행복해"라고 말하리라
사랑하는 이의 머리를 감겨주고
두 팔을 벌려
그녀를 더 자주 안으리라
사랑하는 이를 위해
더 자주 부엌에서 음식을 만들어보리라
다시
첫사랑의 시절로 돌아갈 수 있다면
상처받는 일과 나쁜 소문
꿈이 깨어지는 것 따위는
두려워하지 않으리라
다시
첫사랑의 시절로 돌아갈 수 있다면
벼랑 끝에 서서
파도가 가장 높이 솟아오를 때
바다에 온몸을 던지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