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혜원

목매인 사람처럼

그리움이 가득하게 고인 눈으로

오랜 날 동안

그대를 찾아다녔습니다


낡은 영화 필림처럼

끊어졌다 이어졌다 하는 그대를

오랜 세월 동안

기다려야 했습니다


봄이면 지천으로 피어나는 꽃향기 속에

연인들이 사랑을 나눌때

내 가슴은 그리움만 커져

떨어지는 꽃을 바라보며

애잔한 연민 속에 고독과 엉켜

홀로 탄식하며 외로워했습니다


그대가 나에게

눈부시게 다가오던 날

내 발걸음은 설렘으로 가벼웠습니다


내가 어디로 가나 어디 있으나

그대는 항상

내 마음을 잡아당깁니다

 

그대를 만난 후로는

늘 부족을 느끼고 바닥을 드러내고

갈증에 메마르던 내 마음에

사랑의 샘이 흘러넘쳤습니다


우리는 서로 기댈 수 있고

마음껏 스며들 수 있습니다

나를 아낌없이 다 던져도 좋을 그대가 있기에

나는 행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