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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이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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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숙
며칠
깊은 신열로
앓고 난 후의 세상은
먹장구름 지난 뒤
한줄기 빛 따스하게 내리쪼이듯
눈부시어 아름답습니다
때로
마음이 지쳐있을 때
포근하게 감싸주는 배려와
작은 말 한 마디로
힘을 실어 줄 수 있는 세상은
아직도 살만하여 아름답습니다
육신의 허물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사랑스런 눈빛으로
바라볼 수 있는
넉넉한 마음의 사람을
소유하고 있는 자의 세상은
희열의 기쁨 넘쳐 아름답습니다
누군가
좋은 일을 하였을 때
진심으로 격려해 주며
흐뭇한 미소와
아낌없는 칭찬 나누어주는
참된 벗이 있는 세상은
든든한 믿음이 있어 아름답습니다
따끈한
차 한 잔이 그립다 생각할 때
말하지 않아도
마치 속을 환히 꿰뚫어 보듯
탁자 위에 모락모락
김 오른 잔 올려 두는
사소한 마음이 있는 세상은 아름답습니다
부스스
눈을 비비며 일어난 새벽
유난히 밝아
들창 문 열었을 때 여전히
달빛과 별빛 하염없이 쏟아지는
환함이 있는 세상은
아, 순수하여 참으로 아름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