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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이름 | 손정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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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중물 당신
수면을 치닫던 무언
바다의 눈빛이 날을 세웠다
모래 깊이만큼 패인 기억이
파도에 휩쓸리지만.
그래도,
존재의 이유가 된 당신
희망으로 일군 기억 속
부여잡은 여운의 깃처럼
마중물로 남어있는 당신이 있어
슬픈 추억도,
아린 기억도,
영원한 행복으로 남을
오늘이 있기에
당신을 읽는다.
2022.06.25 09:20:44 (*.17.0.1)
마중물이라는 단어를 보니 어린 시절이 생각납니다.
어렸을 때 마당 한 켠에는 작두로 이용하는 펌프가 있었지요.
이맘 때 쯤 개구장이 녀석들은 뛰어 노느라 온 몸이 땀에 범벅이 되었고,
집에 돌아오면 윗통을 벗어 젖힌 채 작두 펌프 앞으로 우르르 몰려가
주둥이를 등에 대고 물만 품어 올리면 더위가 싹 가시곤 했었습니다.
그런데, 이때 물을 끌어 올리기 위하여 처음에 펌프에 부어주는 물이 있었는데,
그것을 '마중물'이라고 했지요.
이 마중물이 없으면 아무리 작두펌프질을 해도
절대로 물이 끌어 올라오지 않았었습니다.
즉, 지하에 있던 물을 마중하러 가는 물이 마중물입니다.
아버지가 퇴근할 시간이 되면 문밖에 나가 마중을 하였고,
먼 곳에 계시는 친척분이 오실량이면 당연히 마중을 나갔던 시절.
오늘은 님께서 올려 주신 시 하나에
아스라히 기억 뒤편에 있던 추억들을 마중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