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배달이란 이름으로 더욱 친숙한 최영의(극진 가라데의 창시자)가
싸움소와 겨루는 장면을 담은 동영상이 화제다.
영화 ‘바람의 파이터’로 네티즌들의 화두에 올랐던 최배달.
그가 맨손으로 소의 뿔을 자르는 장면은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사이트 문학게릴라의 <"불굴의무혼(武魂)" 최배달 - 6. 싸움소 라이텐구(雷天狗)">편에는
최배달과 싸움소 라이텐구의 대결에 관한 일화가  비교적 자세히 올라와 있다.
이 글은 문학게릴라의 칠색접영님이 작성한 것으로 본인의 허락을 얻어 원문을 그대로 소개한다.
다음은 칠색접영님의 글 전문이다.



최배달이 맨손으로 소를 잡는데 성공하고, 청소년들 사이에서 우상으로 떠오르자
가뜩이나 그를 경계하고 있던 일본 무도계에서는 즉각, 성명을 발표하고 그를 사도(邪道)로 몰아 세운다.
검도협회와 유도협회에서는 그의 자연석 격파와 소와의 고투를 평가절하하며,
무도계에 사악한 자라고 혹평했고, 가라데계에서는 그가 조선인임을 은근히 퍼뜨리고,
그의 실전가라데를 깡패의 싸움질로 악평했다.

이에 최배달도 "무술의 유파에 상관없이 누구라도 내 앞에서 맨손으로 소를 때려눕힐 수 있다면
나와보라"고 반박하면서, 전일본 무도계와 최배달 사이에는 폭풍전야의 팽팽한 긴장이 감돌았다.

이즈음, 최배달은 그의 실전가라데를 일반 대중에게 확실히 각인시키는 대사건을 맞이하게 되는데,
그것은 그가 소를 맨손으로 잡았다는 소식이 신문에 알려지면서,
그와 소가 대결하는 모습을 영화로 찍어보고 싶다고 찾아 온 TV 프로듀서 "이노우에"와의 만남이었다.

당시 일본에는 막 TV와 영화가 보급되고 있던 시절이었고,
TV나 영화같은 방송매체는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그 당시에도 엄청난 파급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 매체를 통해 소와 싸우는 최배달의 실전가라데가 상영된다면,
목숨을 걸고 추구하고 있는 실전 가라데를 일반 대중에게 확실히 각인 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고, 자신에게 쏟아지는 일본 무도계의 비아냥도
잠재울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 최배달은
"이노우에"의 제안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곧바로 훈련에 돌입한다.

이번의 훈련은 이전과는 확연히 달라야 했다.
일단 상대가 묶여있는 소가 아닌 자유롭게 움직이는 소라는 것이 가장 큰 난관이었다.
체력을 위한 양팔과 다리에 납덩이를 달고 모래밭 달리기, 악력을 위한 두 손가락 턱걸이,
엄지만을 이용한 물구나무 서기, 균형감각을 살리는 바람에 흔들리는 배에서 콩가마 날으기,
수도와 정권 단련을 위한 베니어합판 격파, 저항력을 기르기 위한 커다란 베니아합판을 들고
파도에 버티기, 순발력을 위한 빠른 줄넘기(한번 뛸때 다섯번을 넘는다고 한다.)등을 착실히 해나갔다.

자신과 상대할 소를 고르던 최배달은 근방에서 최고라는 싸움소 라이텐구(雷天狗)를 상대로 지명한다.
이 라이텐구(雷天狗)는 악명이 자자한 싸움소로 체중이 약 750kg에 창날처럼
앞으로 뻗어있는 뿔 길이가 무려 25cm에 이르는 무시무시한 녀석이었다.

시합일은 10월 13일로 결정되었다.
그러나, 비가 많이 오는 관계로 운명의 날은 14일이 되었다.


▽최배달과 라이텐구의 사투를 편집한 짧은 영상


※위의 동영상은 극적 효과를 위해 편집되었다고 하며,
실제 라이텐구(雷天狗)와의 사투는 훨씬 격렬하였고,
최배달 역시 큰 부상을 입었다고 한다.



결전의 날 14일 도살장 앞 해변에는 소문을 들은 사람들과 기자들로 북적댔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총을 든 포수가 배치되었다.
마침내, 라이텐구(雷天狗)를 붙들어 놓고 있던 우리가 열리고, 라이텐구(雷天狗)가 뿔을 곧추세우고
지축을 울리며 최배달을 향해 돌진하기 시작했다.
소는 직선형 공격을 한다. 육중한 몸으로 마치 기관차처럼 달려와 뿔로 들이 받는 공격을 위주로 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급선회을 하는데는 무리가 있다.
그러한 이유로 소와 싸울때는 근접거리에서 원을 그리며 돌아야 한다.
(투우사들이 소와 싸울때의 모습을 연상하면 무슨 말인지 이해하기가 쉬울 것이다.)

최배달은 라이텐구(雷天狗)에게 거리를 주지 않기위해 뿔을 잡고 관자놀이를 수도로 가격하려 했지만,
엄청난 소의 힘 때문에 뿔을 잡고 있기에도 벅차 수도로 내리칠 기회를 쉽게 얻지 못하다가
등에 올라타 수도를 내리치는데 성공했지만, 자세가 불안했기 때문에 제대로 힘을 싣지 못하여,
뿌리치는 라이텐구(雷天狗)의 힘에 밀려 떨어지면서 다리를 다치게 되고,
곧바로 들이미는 뿔을 가까스로 잡지만, 이미 가슴에 깊은 상처를 받아 피가 넘치고 있었다.

부상당한 몸, 피를 보고 미쳐버린 싸움소 상황은 절망적이었다.
위기의 순간 뒷걸음질 치던 최배달의 눈에 푸른물결이 일렁이는 바다가 보였다.
"그렇다, 물이다 물을 이용해야 한다."
그는 있는 힘을 다해, 바다를 향해 굴렀다.
라이텐구(雷天狗)는 그의 피를 목표로 달려오고 있는 상황, 최배달이 먼저 바다로 들어가는데 성공했고,
자세를 잡으며 일어섰다.
그의 예상대로 무서운 속도로 달려오던 라이텐구(雷天狗)는 물에 발이 닿으면서 속도가 줄어들었다.
그 찰라의 순간 최배달의 눈에 라이텐구(雷天狗)의 미간이 한가득 들어왔다.
그의 발경(發勁)이 실린 정권이 총알처럼 날아가 라이텐구(雷天狗)의 미간에 정확히 꽂혔다.



"퍽" 둔중한 소리와 함께, 라이텐구(雷天狗)의 육중한 몸이 멈춰서는 듯한 느낌이 들고,
시간이 정지해 버린 듯 정적만이 최배달과 라이텐구(雷天狗) 사이에 흘렀다.
이윽고, "우어∼"
단말마의 비명이 라이텐구(雷天狗)의 입에서 터져나오며, 그 거대한 몸이 서서히 무너지기 시작했다.
라이텐구(雷天狗)의 입과 코에서는 피가 분수처럼 쏟아지고 있었다.
최배달은 죽음의 마지막 경련을 하고 있는 라이텐구(雷天狗)를 향해 기어갔다.
그리고, 라이텐구(雷天狗)의 뿔을 향해 있는 힘껏 수도를 내리쳤다.
잘려진 라이텐구(雷天狗)의 뿔을 들고 일어선 최배달은 곧바로 쓰러져, 병원으로 실려간다.
이미 탈진한 온 몸은 상처로 얼룩져 있었다.
이 라이텐구(雷天狗)와의 대결에서 최배달은 많은 것을 느끼게 되는데,
특히 가까이 붙어서 맞잡고 싸우는 그라운드형 무도에 대해 일정 거리를 확보해야
공격이 가능한 가라데의 약점을 보완하고자 지피지기(知彼知己)로 유도를 배우게 되는 계기가 되었고,
이때 배운 유도는 훗날 세계 격투사들과의 대결에서 큰 힘을 발휘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