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에게 얼마나 많은 땅이 필요한가 


파홈이라는 가난한 농부가 어느 마을의
촌장에게 가서 “땅을 살수 있느냐?”고 물었더니

“하루 동안 돌아온 만큼의 땅을 모두 당신에게
천 루불을 받고 드립니다.

단, 조건이 있는데, 출발한 날에 출발점으로 다시
돌아와야 합니다.”라고 대답했다.

그 말을 듣고 파홈은 걷기 시작했다.
10보쯤 가서 구덩이를 파고 표시하였다.
걸음이 점점 빨라졌다.

차츰 더워져 옷을 벗어들고 걸었다.
하루의 1/4이 지났지만 여기서 방향을
돌리기에는 너무 빠르다고 생각했다.

신을 벗고 더 빨리 걸었다. 앞으로 갈수록
더 좋은 땅이 나와 방향을 바꾸기 아까웠다.
한참 가서 구덩이를 파고 또 표시했다.

점심을 먹고 졸음이 왔지만 참고 계속 걸었다.
앞에 있는 습기 찬 땅을 보니 버리기에는
너무 아까워 그 땅을 다 지나서야 방향을 돌렸다.

그런데 출발점이 보이질 않았다.
더운 기운에 지평선만 아른거렸다.

“내가 너무 욕심을 부렸군.
이제 빨리 출발점으로 돌아가자.” 그러나
파흠은 지칠 대로 지쳐 있었다.

출발점까지는 아직도 멀었다.
몸에 붙은 거추장스러운 것은 모두 벗어 던지고
괭이만을 쥐고 뛰었다.

해를 쳐다보니 지면 밑으로 묻혔다.
드디어 다리에 힘이 빠져 앞으로 넘어졌고
출발점인 여우 털모자에 손이 닿았다.

그러나 머슴이 달려가 일으키려고 했지만
파홈은 입에 피를 흘리고 죽어 있었다.


- 월간좋은생각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