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지혜

노자(老子)는 스승의 병이 깊자
마지막 가르침을 청했다.
스승은 자신의 입을 벌려
노자에게 보여주며 물었다. ...

"내 혀가 있느냐?"

"있습니다."

"내 이빨은 있느냐?"

"스승님의 치아는 다 빠지고 남아 있지 않습니다."

"이는 다 빠지고 없는데
혀는 남아 있는 이유를 아느냐?"

"이는 단단하기 때문에 빠져 버리고
혀는 부드러운 덕분에 오래도록 남아 있는 것 아닙니까?"

"바로 그것이다.
부드러움이 단단함을 이긴다는 것,
물방울이 바위를 뚫고
나무가 쇠를 닳게 하는 이치,
천하만사의 이치가 다 그러하고,
그것이 세상사는 지혜의 전부이니라.
이제 더 이상 너에게 줄 가르침이 없구나."


어느 누구의 입 안에나
다 들어 있는 세상사는 지혜,
그러나 우리가 놀리는 이 짧은 세치의 혀가
사람을 죽이기도 하고 사람을 살리기도 한다.

딱딱함보다는 부드러움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부드러움으로 모든 이를 안아보면 어떨까?

후일 노자는 <도덕경>에서 물을 칭송한
부드러움의 사상을 강조하였다.

"가장 훌륭한 것은 물처럼 되는 것이다.
(上善若水)."

"세상에 물보다 더 부드럽고 여린 것은 없다.
그러나 단단하고 힘센것을 물리치는데
이보다 더 훌륭한 것은 없다.
(天下莫柔弱於水,而攻堅强者,莫之能勝)."

사람이나 초목이나 살아 있을 때는 부드럽고 약하지만,
죽으면 단단하고 강해진다.
"단단하고 강한 것은 죽음의 무리이고,
부드럽고 약한 것은 삶의 무리이다.
(堅强者死之徒,柔弱者生之徒)."

노자는 훗날 사람들이 힘만 숭상할 것을
미리 간파했음인지 간단명료한 한마디를 덧붙여 놨다.

"부드러움을 지키는 것이 진정한 강함이다.
(守柔曰强)."