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물이 깊은 것은





     /시현




     강물이 깊은 것은 


     안으로 안으로 그리움이 깊었기 때문이다. 


     목마른 수런거림 


     햇빛 다 타버린 건초더미 위에 


     환희와 사랑은 축복되어 쏟아지고 


     침묵하고 기다리는 시간 


     그대, 속삭이는 소리 들리는 듯하여 


     질펀한 삶의 모래시계로 


     되돌아 흐르고자 하는 것이니 


     세월의 구비마다 빛 바래가며 


     소박한 꿈을 꾸며 살고 싶다. 


     바닷물은 실개울로 


     꿈꾸며 졸졸거리고자 한다. 


     오늘은 나 바람으로 흐르고자 한다. 


     나이를 먹어간다는 것은


     먹어도 먹어도 배가 고프고


     아쉬움으로 채우고 채워도


     쌓이는 세월의 슬러지 같은 것


     오늘 나는 세월의 건초더미 위에서


     거듭 흐르고자 한다.


     맑은 국화주로 취하여
 

     물로 바람으로 속삭이면서


     그렇게 사랑하고자 한다.
     (0903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