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인생의 가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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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는 꽃과 나무에게만 있는것이 아니었다. 세상에, 또는 스스로에게 수없이 찔리면서 사람은 누구나 제속에 자라나는 가시를 발견하게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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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심어지고 나면 쉽게 뽑아낼 수 없는 탱자나무 같은 것이 마음에 자리잡고 있다는 것을, 뽑아내려고 몸부림칠수록 가시는 더 아프게 자신을 찔러댄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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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로 내내 크고 작은 가시들이 나를 키웠다. 아무리 행복해 보이는 사람에게도 그를 괴롭히는 가시는 있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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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에게는 용모나 육체적인 장애가 가시가 되기도 하고, 어떤 사람에게는 가난한 환경이 가시가 되기도 한다. 나약하고 내성적인 성격이 가시가 되기도 하고, 원하는 재능이 없다는 것이 가시가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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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가시 때문에 오래도록 괴로워하고 삶을 혐오하게 되기도 한다. 로트렉이라는 화가는 부유한 귀족의 아들이었지만 사고로 인해 두 다리를 차례로 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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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인해 다른사람보다 다리가 자유롭지못했고 다리 한쪽이 좀 짧았다고 한다. 다리때문에 비관한 그는 방탕한 생활끝에 결국 창녀촌에서 불우한 생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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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런 절망 속에서 그렸던 그림들은 아직까지 남아서 전해진다. "내 다리 한쪽이 짧지 않았더라면 나는 그림을 그리지 않았을 것이다." 라고 그는 말한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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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게 있어서 가시는 바로 남들보다 약간 짧은 다리 한쪽이었던 것이다. 로트렉의 그림만이 아니라, 우리가 오래 고통받아온 것이 오히려 존재를 들어올리는 힘이 되곤 하는 것을 겪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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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가시 자체가 무엇인가하는 것은 그리 중요한 문제가 아닐지도 모른다 . 어차피 뺄수 없는 삶의 가시라면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다스려나가느냐가 더 중요하지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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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마저 없었다면 우리는 인생이라는 잔을 얼마나 쉽게 마셔버렸을 것인가. 인생의 소중함과 고통의 깊이를 채 알기도전에 얼마나 웃자라 버렸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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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너무 아름답거나 너무 부유하거나 너무 강하거나 너무 재능이 많은것이 오히려 삶을 망가뜨리는 경우를 자주 보게된다.
그런 점에서 사람에게 주어진 고통, 그 날카로운 가시야말로 그를 참으로 겸허하게 만들어줄 선물일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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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뽑혀지기를 간절히 바라는 가시야말로 우리가 더 깊이 끌어안고 살아야 할 존재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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