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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TV 음식 프로그램에서나 시식후 듣는 맛의 이야기가 있다.
"담백한 맛"이라는것이다.내가 보기에는 좀 매콤하고 달짝 지근한것 같은데도
리포터는 눈을 깜박 거리며 "맛이 아주 담백하네요" 라고 한다.
담백(淡白)이라는 말을 사전에서 찾아보니
담박(淡<澹>泊) : 욕심이 없고 조촐함. 맛이나 빛이 산뜻함 이라고 나와 있다.
아마 담백한 맛이라는걸 맛본 사람이 느끼는 그대로를 이야기 하는것 같다.
그러니 다른 사람이 느낄때 매콤하다고 할수도 있고,
걸쭉 하다고 느낄수도 있는 주관적인 표현인것 같다.
나는 홍어 요리를 무척 좋아한다.
서울에서 직장 생활을 일년여 하다가 공장이 있는 광주로 68년 처음으로 내려갔다.
그때가 총각 시절이니 잠자리는 회사 숙사에 정해놓고 있었으나 먹는것은 아무곳에서나 먹고 지냈다.
더구나 같이 일하는 주위 동료분들이 한동안
매일 광주 시내 맛있는 음식점으로 데리고 다니며 안내를 해 주는데
처음에는 상당히 음식의 간과 맛이 혼란스러웠으나
전라도음식맛에 길들여 지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러나 홍어 요리 하나만은 일년 넘게 광주에 있는 동안 길들여 지지 않었다.
약간은, 아니 무지하게 썩은 냄새가 콤콤하게 나고, 입안에 톡 쏘는 맛이 처음부터거부감을 느꼈다.
그러나 동료들은 "담백한 맛"이라며 잘도 먹으니
질투심에 다시 시도해 보지만 목구멍으로 넘어 가지를 않는다.
그러나 요즘은 광주엘 갈때마다 즐겨 찾아 먹는 음식이 되었다.
경상도 음식은 대체로 짜거나 맵다. 대구에서 알려진 음식으로 따로 국밥이란게 있는데
어떤 사람들 표현으로 이것도 담백하단다.
내가 보기에는 맵고, 걸쭉한게 먹는 사람들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우선 매워 보인다.
억지로 이야기 한다면 맵지만 담백하다고 하면 어떨런지...
지방마다 많은 종류의 음식들을 자랑하며 그 맛을 이야기 할때는
빠지지 않는 단어가 담백한 맛을 이야기 한다.
난 아직도 담백한 맛의 의미를 잘 모른다.
순대, 홍합 매운찜, 닭다리 마늘찜, 굴짬뽕, 꼼장어... 많은 음식들을 먹어보지만
우리나라 음식 재료 속에는 고추와 마늘을 쓰지 않고는 이야기가 되지 않는다.
이 두 재료로 어떻게 담백한 맛을 내는지, 또 담백한 맛이 어떤것인지를 알수 없다.
하나 더 재료를 이야기 하면 간장이다.
요즘의 양조 간장이 아니라 조선 간장이라고 하는 재래 간장과 된장이 우리들의 입에 박혀 있는 맛이다.
해외 여행을 다녀와서 제일 먼저 찾는게 김치와 된장이라고 하니 입맛은 변하지 않는다.
일본 사람들은 해외 출장을 다녀오고 나면 제일 먼저 먹는 음식이 우동이라고 한다.
그 만큼 일본 사람들 입에는 우동이 맛 들여져 있다.
서남아(인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사람들에게는 카레를 빼놓고는 이야기가 되지 않는다.
나 같은 사람은 입이 걸어 아무거나 잘 먹으니 오지 배낭여행을 다녀와도 몸이 3kg 가까이 불어나니 이것도 내게는 복이라고 생각한다.
여러분들께 부탁 드립니다.
담백한 맛이 어떤 것인지를 알으켜 주십시요.
오늘 점심으로 정말 담백한 음식을 한번 찾아 나서봐.....
글쓴이 - 동 곡
42년생이신 선배께서 쓴 글인데
공감하여 옮겨 봅니다
" 싱겁지 않고
" 맵지 않고
" 달지 않고
" 쓰지 않고
" 시지 않고
" 냄새 나지않고
" 구역질 나지않고
배 고플때
먹는 음식맛은
뭐 든지 담백 하다오.
배 부르면 천하 진수성찬도
꽁당보리밥에 된장만도
못한걸 왜 모른다요.
요리의 주인공의 맛을 제대로
살린것 아닐까요???
입맛 떨어지는 여름인데
상철님 맛나는 음식 많이드세여...
가리지 마시고 .....
잘 먹어야 본전이라 잖아요..
濃厚하다. 즉 짙고 두텁다는
뜻(전라도 사투리로 진덤진덤하다 )의
반대 개념을 담백하다라고
봄이 타당할 듯 하군요.
따라서
순수하다, 산뜻하다, 맑다, 개운하다는
개념을 아우르는 맛을 이름하겠네요.
곁들여 먹는
오이지 < 파, 마늘, 식초넣고 먹기 직전에 얼음물 부어 먹음>
몸이 아플때 먹고 싶어지는
담백한 음식이랍니다. 저에게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