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옛사랑을 위하여/김준태


나 이제 꿈꾸면서 노래하면서 가리

상처받은 어휘들의 감겨진 눈망울에

먼 산 그리운 종달새 하늘도 넣어주고

슬픔으로 깨진 입술 다순 흙 묻혀주리

나 그리하여 시인들의 고향으로 가리

그들 가난한 아내와 어머니 손을 잡아

논밭 일구고 더러는 같이 울어도 보리

여문 곡식들 흔들어 하느님말씀 전하고

밤이 오면 그들 집집마다 등불 달아주리

나 이제 꿈꾸면서 노래를 하면서 가리

산 너머 고개 너너 할미꽃이 지고 피는

어미소 젖 부푼 곳에 토성을 쌓고

북망산 할아버지 할머니도 자주 찾아오는

아 나 이제 고운 얼굴로 고향에 살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