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수가 먹고싶다/이상국


사는 일은
밥처럼 물리지 않는
것이라지만

때로는
허름한 식당에서
어머니 같은 여자가
끓여주는 국수가 먹고 싶다

삶의 모서리에
마음을 다치고
길거리에 나서면

고향 장거리 길로
소 팔고 돌아오듯
뒷모습이 허전한 사람들과
국수가 먹고 싶다

세상은 큰 잔칫집 같아도
어느 곳에선가 늘
울고 싶은 사람들이 있어

마을의 문들은 닫히고
어둠이 허기 같은 저녁
눈물자국 때문에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사람들과
따뜻한 국수가 먹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