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 산행일 - 2008년 1월6일

o 누구랑 - 지,산 가족과
o 어디로 - 반선~화개재~삼도봉~반야봉~노고단~성삼재~ 반선

o 산행기록
o 06:30 - 반선
o 09:50 - 뱀사골 대피소
o 10:10 - 화개재(25)
o 11:00 - 삼도봉(15)
o 12:15 - 반야봉(시산제)
o 13:20 - 반야봉 출발
o 14:10 - 임걸령(점심)
o 15:10 - 임걸령 출발
o 16:20 - 노고단 고개
o 17:20 - 성삼재

o 매섭게 몰아치던 추운 날씨도 어느 정도 누그러지고
연초 내린 폭설로 막혔던 지리능선도 개방되어 오랜만에
찾아가는 지리자락에 마음이 설레어 온다.

어두워져서야 도착한 반선 모임장소에는 벌써 몇 분의
산우님들이 도착해 있고 속속 도착하는 님들의
정겨운 웃음소리가 낭랑하다.

항상 반가운 님들이 있기에 또 다음 모임이 기다려지고
삶의 활력소가 됨을 감사하게 받아들여야겠지,,,
새해 시산제를 겸한 산행이라 전국 각지에서 모인
산우님들 얼굴 익히기도 바쁠 지경이다.

즐거운 시간은 아쉽게 흘러가고 내일 산행을 위하여
제법 쌀랑한 공터에 집 마련하고 침낭 속에 몸을 누이니
코끝에 스치는 지리 내음이 맛있게 스며든다.

결코 가깝지 않은 산길이라 새벽녘 깨우는 소리에 일어나니
머리위에 북두칠성이 선명하게 반짝이고 서둘러 준비 후
한 사람, 두 사람 어두운 산길로 스며든다.

몇 년 전 둘이 손잡고 산길 닫히던 날 어둠속을 헤친
기억이 새록새록 묻어나고 요룡대 와운 마을 입구
다리 건너며 희미하게 날이 밝아온다.
꽁꽁 얼어붙은 계곡사이 사이 얼굴 내밀고 흐르는 물소리가
정답고 옛 기억을 되새김질 해가며 하얀 눈길을 오른다.





제승대, 간장소, 그리운 이름들을 가슴에 새기며 이윽고
뱀사골 대피소에 도착하니 한편으로 철거를 시작하다 만
건물이 을씨년스런 모습으로 다가온다.

납득할만한 이유 없이 사라져야 할 운명에 처한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화개재에
올라서니 먼저 온 님들이 전망 데크에 옹기종기 모여
전망을 즐기고 있다.


화개재에서 백운산이


남부능선





눈이 부시게 하얀 구름으로 치장한 백운산자락이
건너편에 우뚝 솟아있고 종종 걸음으로 지나다니기에
급급했던 산행이 여유만만 경관을 즐기고 따듯한
커피 한 잔 하고 삼도봉으로 향한다.

공포의 나무계단 길 단숨에 오르고 삼도봉에 올라
뒤돌아보니 너무도 청명한 날씨에 눈앞에 성큼 다가오는
지리 주능선의 모습에 주체 할 수없는 감동이 밀려온다.


삼도봉에서 천왕봉이




지리산 산길 따라 2008 무자년 시산제

유세차,
우리나라 4341년, 서기 2008년 무자년 정월 초엿세.
<지리산 산길 따라> 가족 일동은
어머니 산 지리산의 반야봉에 올라
천지신명과 지리산 산신께 삼가 엎드렸나이다.



자연을 아끼고 산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함께 지리산 자락을 걸어 온 지 어언 일곱 해
그동안 큰 사고 없이 산길을 걸어 왔음은
천지신명과 지리산 산신께서 굽어 살펴 주심임을
저희들은 잘 알고 있나이다.
어리석은 저희들이 서로를 배려하고,
깊은 정을 나누며, 입산의 기쁨을 함께하는 것도
오직 지리산, 나아가 자연을 사랑하는 저희들의
지순한 마음을 어여삐 지켜 주셨기 때문입니다.


자이언트 이광전 선생님

천지신명이시여, 지리산 산신이시여!
저희가 들면 들수록 잘 알지 못하는 산임을 깊이 깨닫게 됩니다.
자연의 일부인 우리 인간이 어찌 하늘이나 땅의 뜻을
알 수 있으리요만, 작은 벌레나 풀잎 하나까지
당신의 마음이 담겨져 있음이며,
어린 마음으로 무심히 짓밟고 지나가 버린 풀포기나
꺾어버린 나뭇가지 하나에도
당신의 마음이 깃들어 있음도 잘 알고 있나이다.



저희가 산에 들어 당신과 함께하는 뜻은
저희들로 하여금 자연을 사랑하고
이웃의 안타까움을 나눌 수 있는 사랑의 마음이
싹 틀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일 것입니다.
저희가 당신을 사랑하는 마음이
당신이 우리를 사랑하는 뜻만큼이나마 가질 수 있도록
저희를 채찍질하시고 한편으로는
다독여 주시길 바라나이다.



천지신명이시여, 지리산 산신이시여!
새로 임기를 시작하는 대통령이 국민을 섬기는 마음이
변하지 않게 해 주시고 경제를 되살려 나라에 그늘진
곳이 없는 사회를 만들어 금년에도 우리나라가 선진국
대열에서 힘차게 도약하게 해 주시고
민주주의가 활짝 피어나 통일을 앞당기게 하여 주소서.
우리 국민들이 희망과 활력이 넘치는 생활로
행복한 나라가 되게 하소서.



저희 <지리산 산길 따라> 가족은 물론
산을 사랑하는 모든 이들이 안전하게 산행할 수 있도록
보살펴 주시고, 이들의 가정에 화목과 평안이 깃들어 하는 일에
다복함과 만사형통이 깃들게 하여
편안한 마음으로 당신의 품을 자주 찾을 수 있게 하여 주소서.

오늘, <지리산 산길 따라> 가족 일동은
정갈한 음식과 맑은 술을 올리며 간절한 염원으로 엎드렸나이다.

천지신명이시여, 지리산 산신이시여!
저희들의 간절한 염원을 들어 주소서. 들어 주소서
상향.

단기 4341년 1월 6일
<지리산 산길 따라> 가족 일동

-술산 강영환 시인 지음-


하얀 모자를 쓴 만복대

날씨도 도와 너무도 선명한 주능선에 취하고
볼에 스치는 겨울 바람이 포근하게 느껴 질 정도로
좋은 날씨속에 행사를 끝내고 아쉬움을 접고
미끄러운 내리막 내려 임걸령에서 시끌벅적 늦은
점심을 한다.

졸지에 72세 원로가 되어버린 대구 피*골님 때문에
한참을 웃고 하얀 눈길을 밟으며 돼지령에서 뒤돌아보니
저 만큼 잘 가라 웃으며 손짓하는 지존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떠들석하게 소란을 떨고가도 항상 넉넉함으로 맞아주는
지리가 있기에,,,,
넉넉한 지리를 닮아 좀더 넉넉함으로 살아가야겠지!


왕시루봉 너머로 백운산

예상외로 한적한 길을 걸어 도착한 노고단 고개에서 한동안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며 속속 도착하는 일행들을 반긴다.
항상 시간에 쫒기어 지나다니던 산길이 정답게 눈에
들어오고 포근한 모습으로 눈앞에 우뚝 솟은 반야의 풍만한
곡선에 다시 한번 눈길을 보낸다.


노고단 고개에서 - 고운내, 슬기난

지루한 포장도로도 이런 저런 애기하며 내려오니 바로
지척이고 미끄러운 성삼재 오름길 차량 통행이 불가하여
도계삼거리까지 내려오는 사이 사위는 어두워지고
벗어버린 아이젠에 미끄럼을 타면서 즐거운 산행을 마무리 한다.


*새해 시산제 겸하여 지리산 반야봉에
다녀왔습니다.
허접한 산행기록이나마 올려봅니다.
어찌나 날씨가 청명하던지요!
새해 소원도 빌고 오작교 홈 가족들의
행복도 빌어보앗습니다^^*
음악은 외음방에서 잠시 빌려왔습니다.
양해를 바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