七月 序曲【Ⅱ】
趙司翼
숲에서 물결처럼 일어 햇살 머금은 바람이 허파 깊숙한 곳에서
검은 숨결 토하게 하고 난 후에야 찌들었던 마음에 수채화를 그린다
지친 고독과도 같았던 마음 그 고독이 범람하는 가슴에
나무를 그리고 꽃을 그리고 또
물결 같은 이파리는 햇살 불러 보석처럼 치장을 한다
눈물 같은 괴롬 모두 털어 내고서야 마음은 칠월의 하늘을 본다.
잔가지 작살나게 몰아치는 바람
천둥번개 미친 듯 날뛰는 우기를 보낸 후에야 칠월이 성장했음을
반딧불 사이사이 새벽이 밝아 오고
粗餐(조찬)을 마주한 절간 같은 고요 속에서
먼 길 달려온 바람을 속속들이
뼛속까지 보내고 나서 나의 나날들이 고단했음을 비로소 알게 된다
그리움 넘치는 가슴에 고독이
처참하게 눌러앉은 마음에
천둥 번개 속 비바람과 산고의 사투가 있은 후에야
칠월이 있었음을 알고 나서
나의 나날들 또한 그러했음을 알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