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한다는 것은/李相潤


사랑한다는 것은
그냥 그렇게 물 흐르듯
사는 일이 아니다
긴긴 세월을 모난 돌로 태어나
나의 살을 깎는 일
그것이 사랑이다

사랑한다는 것은
그냥 그렇게 눈부신 봄날처럼
다가오는 일이 아니다
새순 같은 눈으로 바람 부는 세월을 지나
겨울 강 하나 건너 오는 일
그것이 사랑이다

사랑한다는 것은
그냥 그렇게 만나고 만나서
하나 되는 일이 아니다
끝도 없이 아득한 세월을 부여 잡고
내가 너의 길이 되어 가는 일
그것이 사랑이다

날마다 꽃잎 하나 떨어지는
두려움으로
내가 사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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