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년엔 / 우먼                

칠레 미첼 바첼렛이나, 스위스 미셀린 칼미처럼
대통령이 되고 싶은 꿈이 아닙니다.         .
조선시대 99칸짜리 궁궐 같은 집에 살고 싶은
턱없이 큰 욕심도 아닙니다.  
작지만 아담한 뜰 안에    
이름 모를 들꽃도 피고, 이름 있는
꽃들도 피어서, 작은 벌레들까지
엉덩이 비비며 자식 자랑, 내 자랑
살갑게 살아보고 싶습니다.      
                  
불 지핀 아랫목 이불 속
밥그릇 두개 나란히 속삭이는 창 너머로
반짝이는 별빛처럼 나와 네가 있어
따뜻한 미소가 있는 집.
밤사이 꽁꽁 얼었던 땅도, 퉁퉁 부은
고드름도 볕살이면 녹아내려 땅을 적시는 삶
맑은 강물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존 하워드 페인의 즐거운 나의 집”
그 주인공도 죽을 때까지
즐거운 집을 가지지 못한 건, “어린 왕자”처럼
한 송이 장미를 찾아 뭇 별을 떠돌았을지 모릅니다.
이 겨울이 지나고 새봄이 오면
넓은 마당이 있는 집이면 더욱 좋겠습니다. 그리하여
시(詩)라는 자작나무 한그루
고이 심고, 잘 키워보고 싶습니다, 내년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