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등잔 이야기*
제목:속 삭 임
팔락거리는 불빛을 바라보면
곧 속삭임이 들려온다.혼인을
앞둔 아가씨가 이슥한 밤에
수놓던 손를 머추고 다정한
눈빛으로 미소를 머금고 등잔
불과 속삭인다.
등잔불도 팔락거린다.
"예, 넌 바깥 세상을 마음대로
돌아보고 올수있지?"
"그러믄요, 난 몸집이 없기
때문에 문틈으로 살짝 나갔다가
돌아오곤 한답니다."
"그렇다면 내 청 좀 들어줄래?
내 서방님 될 그 도련님 알지?
그 분 모습좀 살펴보고 오지
않을래?" 얼마 후 "그래, 어찌
하고 계시더냐?
글을 읽고 계셨습니다. 목청이
그 얼마나 청청하신지"
"그래, 키는?
"글쎄, 앉아 계셨기 때문에요...."
"코는?
"그것도....불을끄고 글을 읊었기
때문에요..... 염려 마세요.
풍채가 참 좋으십니다."
아가씨 눈을 흘긴다.
아가씨의 상상의 날개는 이미
그분 곁으로 가 있었다.
<부모가 정하고 혼인하는 날
초례청에서잠깐 흘깃 보는 것이
첫 상봉이었던 그 시절을 말해
주는 속삭임.>
지은이 : 정 수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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