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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러기 아빠! ♣
▶기러기는 부부간 금실이 지극하다. 암놈이 죽었을 때는 수놈이,
수놈이 죽었을 때는 암놈이 재가하지 않고 독신으로 여생을 마친다.
기러기의 자식 사랑은 유별나다. 야산에 불이 나 위기일발에 처했을 때
품에 품은 새끼와 함께 타 죽을지언정 새끼 홀로 내버리고 도망갈 줄
모른다고 한다.
▶기러기에 관한 최고의 비유는 21세기 한국교육의 파산을 풍자하는
‘기러기 아빠’란 말일 듯하다. 조기 유학 가는 아이들과 함께 아내마저
떠나보내고 홀로 남아 뼈 빠지게 일해 학비를 모아 보내는 중년 가장이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해외 유학생은 대학생 16만명, 초.중.고생 1만5000명 가량.
이들을 위해 유학 어학연수비 명목으로 해외에 송금된 돈이 2조2000억원이다.
공식 집계에서 빠진 편법 송금까지 감안하면 총 규모는 5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기러기 아빠들의 월평균 송금액은 418만원. 뻔한 수입에서
매달 평균 90%를 보내야 하니 혼자 남은 외로움에다 먹을 것도 제대로 챙겨
먹지 못하는 그 삶의 고단함은 말할 것이 없다.
▶엊그제 아들딸과 아내를 외국에 보낸 한 기러기 아빠가 자살을 했다.
다른 곳도 아니고 자기 아버지의 묘소 옆 5m 높이 나무에 목을 맸다.
유서에는 “조금 있는 재산은 처분해 처에게 보내주고, 자살했다고는
말하지 말라. 먼저 가서 미안하다”고 썼다. 묘소 앞엔 소주병과 과일이 놓여
있었다. 자기를 낳고 키워준 아버지 앞을 이승을 떠나는 출발 장소로 택해야
했던 그의 가슴에 담긴 말들이 어찌 유서의 그 내용뿐이었겠는가.
자기 위치를 지키며 아내와 자식을 사랑한다는 기러기의 미덕이 이렇게 우울하게
결말지어지는 현실이 무참하다.
아직도 많을 국내외 기러기 아빠님들!
죽을마음으로 살아가면 반드시 행복이 옵니다
민족의 명절 추석에 다짐의 계기로 삼아
꼭 재기 하시고 가족과 꼭 합류하시길 빕니다.
그리고
유학을 꿈꾸는 청소년 여러분!
형편에 맞지않은 무리한 강행으로 우리 아빠가
기러기 아빠가 되서는 안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