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답 없는 메아리 / 향일화
 
벌어진 틈새가 보이네요
 
한 사람을 닮아가는 동안에도
삶이 자주, 삐걱거린 탓일까요
 
그대 탐내며
하루의 시간이 내 것이 아닌
그대의 것이 되어 살았을 땐
지치지 않는 산 메아리처럼
 지겹지 않는 음성으로 돌려주던
그대 표현이 어느새 줄었네요
 
어차피, 사는 일이
색종이처럼 마음 접으며
내 자리 좁혀 가는 일이지만
감출 수 없는 서운함은
한 번씩 몸살로 드러나고
아름다운 구속이라 하기엔
눈물도 자주 따라붙어
그대 사랑 허해진 만큼
마음 걸어 잠그는 가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