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저의 어머니 예순 여덟번째 생신날입니다. 지난 7월 30일 일요일에 여름
휴가겸 나를 포함하여 2남 3녀의 형제들 중 제주도에 살고 있는 막내 여동생만
사업상 바빠서 참석치 못하고 서울에 살고 있는 여동생, 일산에 살고 있는 남동
생, 용인 수지에 살고 있는 여동생 등이 모두 참석하여 지리산 자락으로 하루 야
유회를 다녀와 저녁에 몇일 남지 않은 어머니의 생신날 다시 내려올 수 없다고
케익에 불도 키고 미리 축하를 해드렸었습니다.

그후 저는 어머니의 생신이 가까워 오는데도 별 신경을 쓰지않고 있었는데 몇일
전에 집사람이 하는 말이 우리가 가까운 곳에 살고 있고 하니까 그냥 지나가면 서
운하다고 반찬을 몇가지 만들어 가지고 어머니 생신전날 밤에 가서 자고 생신날
아침 식사를 하고 오자고 하여 어제밤에 수박 한덩이와 복숭아 한상자, 미역, 어
머니가 좋아 하시는 잡채요리 등 반찬 몇가지와 용돈을 준비하여 시골집에 갔었습
니다.

어머니께서는 지난번에 다 끝냈는데 뭘라고 또 왔냐고 하셨지만 싫은 표정은 아
니셨습니다. 저와 집사람은 11시 넘은 시간까지 TV를 보고 있는데 마당에서 발
자국 소리와 함께 누가 인기척이 있어 누구냐고 하면서 현관문을 열어보니 제주
도에 사는 막내 여동생이 온다는 전화 한통화도 없이 그 시간에 도착했습니다. 늦
은시간 비행기를 타게되어 광주에서 올 때는 직통이 아닌 담양, 순창을 경유하여
남원에 오는버스를 이용하고 남원에서부터 시골집까지는 택시를 타고 왔다고 했습
니다. 동생은 한 손에는 꽃바구니를 들고 또 한 손에는 케익을 들고 현관을 들어
서는 것이었습니다.

막내동생은 지난번에 모이려고 마음먹고 있다가 참석치 못하여 서울 출장길에
들렀다 가려고 왔다고 하는데 생각지도 못하고 있다가 막내 여동생이 오니까 어
른을 공경하는 마음을 생각할땐 당연한 일이지만 반갑고 고마운 생각이 들었습니
다. 형제간에도 조그만 일이더라도 화목하게 서로 돕고 힘을 모으면 더욱 아름다
운 힘을 발휘할 수 있고 서로간에 더욱 든든한 믿음이 생겨서 좋은 것 같습니다.

하룻밤인데도 잠자리를 옮겨 자니까 저도 몇차례 깨기도 하고 편한잠을 잘 수는
없었고 평소보다 1시간 빠른 아침 6시 50분에 잠에서 깨어야 했지만 어머니께서
저를 길러주신 은혜를 생각하면 그것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침 식사를 하기전에 케익에 불을 키고 생일축하 노래를 불러 드리고 촛불을 끄
시라고 하였더니 한번에 확-- 불어 꺼버리시는 것을 보고 막내동생이 "엄마 더 건
강하시네" 하고 말을 합니다. 저 또한 어머니의 그 모습을 보고 기분이 좋더군요.
축하 행사를 마치고 나자 뒤안에 있는 감나무에 까치가 날아와 아주 크케 "깍깍깍
... " 하고 여러차례 울어 대는데 저는 그 소리도 어머니의 생신을 축하해 주는
소 리로 들려 참 반갑게 들렸습니다.

시골집을 출발 하기전에 큰 돈은 아니지만 집사람이 용돈 봉투를 어머니께 드리
자 안받으려 하시니까 기어이 드리고 막내동생도 봉투를 챙겨 드리자 안받으신다
고 하시자 씽크대 위에다 올려놓고 제가 출근을 하기 위해 서두르는 차에 막내동
생도 같이 출발하여 시골집을 나왔습니다. 살아 계실 때 한번이라도 더 자주 찾
아 뵈어야 하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말입니다.
어머니! 더욱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