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 6 / 한순희


 



하루종일 비 내리는 날
애써 우울해지지 않으려고
마음의 현을 팽팽하게 조이며
고음으로 나를 연주한다


바라지 너머로 작살비가 쏟아지고
비만 오면 호수가 되는 배수 펌프장이
금방이라도 범람할 것처럼
가슴은 그만 달룽해진다


비 오는 날이면
유독 더 생각나는 사람
차깔하게 닫힌 문틈으로
어느새 들어온 그리운 이여


어쩌면 그 사람도
나와 같은 생각하고 있을지
하염없이 내리는 비를 보며
부질없는 상념에 잠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