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랑 / 고은영


그 수많은 그리움 중에
작은 그리움 하나
내 것으로 붙들 수 없으면서
행여 하는 맘으로 욕심 하느라
쓰레기 같이 더러운 내 슬픈 탐욕조차
차마 버리지 못하였네

온통 푸른 강산에
나풀거리는 초록이
날 위해 놓인 눈부신 성찬임을
저토록 아름다운 목소리로
노래하는 새들의 신비한 언어에
대답하지 못하였네
감사하지 못하였네

미루나무 꼭대기
소슬히 머물러 가는 살 같은 바람이
부르지도 않는 푸른 하늘 뭉게구름이
자신의 존재를 주장한 적 없고
말없이 펼쳐 놓은
그토록 아름다운 갖가지 추상화가
내 삭막한 감성을 일으켜 세우고

날 위해 그저 덤으로 주어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랑인지 깨닫지 못하였네
값없는 은총인지 알지 못하였네

내가 언제 한 번 진정으로 무릎을 꿇고
감사로 봉헌한 기억이나 있었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