찔레꽃 / 고은영


보아주는 이 없는
깊은 산, 그래서
물빛 서러움일레라

하이얀 미소
순결의 서약으로 떠도는
슬픈 입맞춤
외로운 몸짓일레라

우수수
소리도 없이 떨어지는
깊은 언어의 침묵
아, 고독한 사랑일레라

천년을 기다려도
만날 수 없는 임을 그리다
이는 바람에 포물선 그리는
너의 하얀 비망록